성호르몬 억제주사와 성조숙증 치료
성호르몬 억제 주사와 키 성장주사 병행.. 2년 6개월간의 우리 딸 성장 일지
<성장주사로 쓰고 있는 키트 들- 펜 주사기/ 주사침/ 알콜 솜>
우리 딸은 태어날 때 부터 작게 태어났다. (물론 더 작은 아이들도 있겠지만 평균에 미치지 못하였기에..)
태어날 당시 키 47cm/ 몸무게 2.7kg 이었다.
신생아 평균키가 50cm라던데 신생아의 3센티는 성인으로 따지면 어마어마한 차이일 거라 생각했다.
요리 솜씨가 없고 요리하는 걸 좋아하지도 않는 엄마덕에 ㅜㅜ
먹는 욕심도 딱히 없고 밥 두 그릇 먹는 걸 본 적이 없는 우리 딸..
초등학교 입학 때 까지도 늘 건강검진에서 키는 하위 30% 였고
몸무게는 상위 30%였다.. 통토~~옹 그 자체!!!
내 눈엔 동글동글 너무 예쁘고 귀엽지만 초등학교 입학하고 역시나 1번.
70년대생인 남편의 키는 175.. 80년대 생인 나는 162.. 그냥 그 당시 평범한 키였고
늘 키번호는 중간이었던 난데 왜 우리 딸은 매번 키번호 1번인 건지.. 성장관리의 필요성을 느끼고
우리나라 가장 유명한 대학병원 (이름은 밝히지 않음/ 불만이 워낙 많았던지라..)
그렇지만 모두가 다 아는 그 병원에서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소아청소년과에서 성장관리를 시작했다.
가슴 몽우리도 딱히 없었고 키가 좀 작은 편이지만 무난하다고 했다.
6개월에 한 번씩 성호르몬 검사를 통해 성조숙증에 대비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 말만 믿고 약 3년간 6개월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호르몬 검사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초등학교 3학년 무렵 예상키를 받았는데..
무려...
무려......................
149cm...............
나는 항공운항과에 가고 싶었는데 키가 162로 작아서 포기했었던 경험이 있고
우리 딸은 여군이 되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도 있는지라
여군이 되려면 키가 155 이상은 되어야 하기에
직업선택을 위해서도 키는 평균정도는 되기를 바란다.
평균키가 되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고 어려운 일인지 새삼 느끼며 살고 있는데...
이 무슨 날벼락같은 소리인지...
성장 주사를 맞아야 하는 거 아니냐 물었는데 아직 맞을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답답한 마음에 돌아오는 한숨만 나오고..
그저 때 되면 크겠지.. 엄마만큼은 크겠지....
기도하는 것 말고는 당장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열심히 같이 줄넘기하고 고기 먹이고
나름 잘 해먹 인다고 노력했다.
성호르몬 억제주사와 성장주사 병행하기
4학년이 되었고 어느덧 가슴 몽우리가 제법 느껴지는 것 같았다.
4학년이면 어느 정도 나오는 건 이해가 가기에 딱히 놀라지는 않았고 6개월마다 검진하던 병원에서도
딱히 별 말이 없었다.
그런데 몽우리가 나오고 3개월 만에 정말 놀랄 정도 가슴발달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4학년 꼬맹이인데 가슴은 무슨 중고등학생 큰 아이 같아 보였다.
너무 빠른 것 같아서 예약되어있는 다음 진료일보다 더 빠르게 진료를 볼 수 있는지 물었는데
당연히 대형 대학병원이니 안된다고 했다ㅜㅜ
급한 마음에 고대병원 소아청소년과에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하니 고대병원은 일주일 뒤로 예약을 잡아주었다.
그 일주일을 기다리면서 을지병원은 당장 진료가 가능해 을지병원에서 크로스 체크를 하기 위해
당장 을지병원으로 달려갔다.
당일에 이것저것 검사를 하고 체크를 한 의사 선생님께서..
"왜 이렇게 늦게 오셨어요? 성조숙증이 이미 많이 진행되었어요.
보험 가능한 나이도 이미 지났고요.."라는 것이다ㅜㅜㅜㅜㅜ
네??
저는 지금 4년째 다른 병원 성장클리닉을 다니고 있는 중이고 그 병원에서는 그런 말이 없던데요? 물으니
마지막 진료 후 급격하게 성호르몬이 많이 분비되었을 수도 있고
이 정도의 성호르몬 양이면 진작 성조숙증 치료를 했어야 했다고ㅜㅜ
이 무슨 날벼락인가..
나는 분명 4년 전부터 아이를 관리해 왔는데...
"왜 이리 늦게 오셨어요? 어머니~"라는 말에 너무너무 억울하고 화가 났다.
일단 일주일 기다렸다가 고대병원에서 어떻게 검사결과가 나오는지 보고 판단하자 싶어서
일주일을 피가 마르게 기다렸다.
그날부터 잠도 못 자고 인터넷으로 성조숙증만 검색하며 너무 늦었다는 의사의 말에 일주일을 어떻게 보냈는지..
진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을지병원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내가 다니던 그 병원은 굉장히 보수적으로 판단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하셨다.
고대병원에서는 어떤 진단을 받을까..
일주일이 지났고 고대병원에서 성조숙증 검사를 했다.
30분 간격으로 피를 한 6번은 뽑은 것 같다..
결과는.....
정말 토씨하나 안 틀리고...
"어머니.. 너무 늦게 오셨는데요.. 이미 성조숙증이 많이 진행되었어요. 이 아이는 내일 당장 생리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입니다."라는 것이다.
4학년 6월이었고 키 136cm 몸무게 36kg이었다.
키가 140도 안 되는 작은 아이가 생리라고요?
불안해서 손도 떨리고 말도 더듬어지고..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의사 선생님께서는 아직 다행히 생리 전이니 늦긴 했지만 지금이라도 성호르몬 억제 주사를 맞히고 성장주 사는 어머님이 선택하라고 하셨다. 당연히 뭐든 해야지!! 할 수 있는 건 다해야지!!
"지금부터 치료하면 성호르몬 억제로 생리를 늦출 수 있나요?" 물으니
생리는 늦출 수 있다고 근데 뼈나이가 이미 2년 정도 빠르니 성장주사를 같이 병행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성호르몬 억제주사는 보통 폭풍성장기 없이 꾸준하게 조금씩 오래 클 수 있게 해 주며 생리를 뒤로 미루는 만큼 키손실을
줄여주지만 폭풍성장시기가 없을 수 있기에 성장주사를 병행해야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하셨다.
성장주 사는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딱히 권하지는 않고
성장주사를 맞더라도 예상키에서 2에서 3센티 정도 더 키워주는 정도라고 하셨다..
늦었다는 만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일단 지금이라도 성호르몬 억제 주사를 맞을 수 있고 성장치료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감사해서 상담을 마치고 나오는데 다리가 풀려버렸다..
얼마나 떨리던지...
처음 성호르몬 억제 주사를 시작한 건 4학년 7월부터였고 성장주사도 같이 병행했다.
주 1회 휴식기를 가지라고 해서 성장주 사는 매일 맞다가 매주 토요일마다 쉬었다.
3개월에 한 번씩 키를 체크했고 6개월에 한번씩 뼈나이를 체크했다.
치료를 시작 후 정확하게 3개월에 1.5cm씩 컸고
6개월에 3cm가 컸다.
성 호르몬도 잘 억제되어서 수치도 잘 떨어졌다.
그런데 주사 맞기 전에도 우리 딸은 1년에 6에서 7센티씩은 꾸준히 자랐었는데
억제주사를 같이 맞아서 그런지 성장주사를 맞는데도 1년에 6cm 정도만 자랐다.
그래도 생리를 늦춘 게 어디야..
빨리 가던 뼈나이도 꾸준히 성호르몬 억제 주사를 맞으니 2년 빠르던 뼈나이가 1년 반으로 줄어들었다.
의사 선생님께서 1년 정도 맞아보자고 하셨는데
어느덧 2년 반째가 되었고 우리 딸은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다.
성 호르몬 억제 주사는 정확히 1년 6개월 진행했다.
4학년 7월에 시작해서 5학년 12월까지 1년 6개월간 억제시켰고 6학년이 되면서는 성장 주사만 맞았다.
성 호르몬 억제주사를 끊고 나면 생리는 1년에서 늦어도 1년 반안에는 시작할 것이라고 하셨다.
그리고 주 1회 휴식하던 것도 매일 맞는 것으로 바꿨다.
평균키 근사치까지는 잘 따라갔지만 평균은 되지 않아서 의사 선생님께서 매일 맞으라고 하셨다.
4학년 6월 키 136cm/ 몸무게 36kg
5학년 6월 키 142cm/ 몸무게 45kg
6학년 6월 키 149cm/ 몸무게 46kg
(이 때는 의사 선생님께서 키는 크고 몸무게는 많이 안늘었다고 칭찬해 주셨다.)
6학년 11월 키 152.2/ 몸무게 47kg
6학년 11월에 병원에 갔을 때 의사선생님께서 생리하냐고 물으셨다.
억제를 끊은 지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생리는 없다고 했다.
남은 뼈나이와 키 크는 속도를 고려했을 때 158 정도 예상하셨다.
그런데 앞으로 1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160까지도 열려있다고 하시며 일찍 자고 많이 먹고 주사 잘 맞으라고 하셨다.
애초에 성장주 사는 1년을 예상하고 시작했는데
2년 6개월째 맞고 있어서 진짜 주머니 사정이 텅텅 이 되어버렸다ㅡㅡ
하지만 뼈나이 남아있어서 더 오래 맞을 수 있는 것에 오히려 감사한 걸..
엄마를 팔아서라도. 더 맞자!! 하는 심정으로 나를 갈아 넣으리~~~ㅜㅜ
그리고 가장 최근 2월 초에 3개월 만에 정기 진료를 다녀왔다.
여태 커온 예측으로 봐서는 이번에 가면 3개월에 1.5센티씩 자라왔으니
154 근처를 찍어야 하는데.....
그런데....
152.8......
헉. 3개월 동안 0.6센티밖에 자라지 않은 것이다..
두 달 치 키 어디 갔어?????
이상하다고 다시 재달라고 했는데 역시나 152.8...
순간 나도 당황, 우리 딸도 당황..
의사 선생님도 당황..
왜 이리 안 컸죠??
내가 안일했나 보다.
160도 바라볼 수 있다는 말에 얼추 다 왔구나 하고 주사를 바쁘다고 연속 며칠씩 빼먹었다,...ㅜㅜ
이사 준비에 이사에 직장에 너무 바쁜 3개월을 보내느라 아이를 친정과 시댁에
맡겨놓고 주사를 보내지 않았다.
그렇게 2~3일씩 몇 번을 빼먹고 주사를 놔주지 않았다.
선생님께 고해성사하니 선생님께서는
얘는 지금 주사가 8할이에요. 그렇게 자주 빼먹으면 효과 없어요.
나는 3개월 동안 뭔 허튼짓을 한 걸까..
그리고 병원 다녀오고 바로 설 연휴에 시작된 딸의 생리...
아직 생리 전이고 160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 의사 선생님말에 그래 158 160이면 감사하지 그 정도면 충분해..
하고 안일하게 생각해서 주사도 빼먹고 했더니 그동안 커오던 거에서 1센티가 모자라고 크는 게 더뎌지는 것 같아 또다시
불안해졌다. 애 키 키우려다가 내가 말라죽을 듯..
우리 딸은 11년 8월생이다.
이 또래 평균키가 어떻게 되나요? 물으니 154란다.
원래대로 한 달 0.5씩 크던 그대로 잘 따라왔다면 이번달에 154를 찍을 차례였는데....
드디어 평균이 될 차례였는데.. 안일하게 주사 빼먹었던 내가 원망스러웠다.
그 뒤로 딸을 달달 볶고 있다.
줄넘기하자.
일찍 자라.
더 먹어라.
또 먹어라.
스트레칭해라.
잔소리만 늘고 있네..
의사 선생님께서 앞으로 6개월이 피크타임이고 그 뒤로는 주사 맞아도 효과 없는 시기가 온다며
중학교 1학년 정말 잘 관리 잘하라고 하셨다.
155 정도는 되어 생리를 시작해야 160 이상을 생각할 수 있다던데
우리 딸은 136일 때 생리할 거 같다고 하셨는데
그래도 꾸준한 치료 후 153쯤 되어서 생리를 시작했다.
석 달 뒤에 뼈나이 검사가 예정되어 있는데 부디 일 년은 남아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1년에 6센티씩은 자라던 아이라 의사 선생님 말씀처럼 158-160까지 커주기를...
엄마가 큰 거 바라는 거 아니잖니?
엄마랑 눈은 좀 같은 위치에서 마주치면 좋겠고 니 정수리가 나한테 안보였으면 좋겠다..
이 글을 쓴 이유는 성조숙증 치료를 나처럼 늦게 시작하게 되어서
(그것도 이전 병원의 보수적이고 안일한 치료 때문에 ㅜㅜ) 성호르몬 치료가 효과가 있는지 궁금한 분들이
많이 계실 것이고
136cm의 꼬꼬마가 당장이라도 생리할 것 같다는 말에 덜컥 겁이 나서
시작한 치료가 153센티까지 생리를 미룰 수 있었다는 것.
성호르몬 억제 치료를 통해 뼈나이 2년 빨랐던 것을 1년 6개월로 줄일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잘 자라고 있다고 절대 절대!!
성장주사를 쉬거나 빼먹지 말라는 것!!
한참 간절할 때는 해외여행 갈 때도 영문 진단서까지 떼서 기내에 주사기 반입하고 약도 냉장팩에 보관해서 꽁꽁 싸들고
해외까지 가져가서 맞출 정도로 안 빼먹고 맞췄는데 160 바라볼 수 있다는 말에
느슨해졌더니 바로 티가 난다는 것!
"""""중간에 주사 쉬지 말고 여행 가도 잘 챙겨가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저처럼 한 군데 병원만 믿고 계시지말고 꼭 여러 병원을 가셔서 크로스 체크하세요!!
3개월 뒤 진료일에 희망에 찬 좋은 소식이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우리 딸 2년 6개월째 현재진행형인 성장주사 포스팅을 마칩니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 파이팅!!!
우리 딸 파이팅!!!